나는 다른 사람의 평가에 민감한 편이다. 남들이 말하는 것에 지나치게 신경 쓰기도 하고, 상대방은 별 뜻이 없음에도 지나치게 해석해서 혼자 골머리 썩기도 한다.
어떻게 본다면 다른 사람의 말에 신경 쓰는 좋은 쪽일 수도 있지만 항상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다. 나는 '남에게 어떤 사람으로 비칠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한다.
항상 머릿속으로는 나를 이유없이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유 없이 좋아해 주는 사람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만, 항상 마음은 이유 없이 싫어하는 사람이 있음에 노심초사한다.
'내가 뭘 잘못했나?'
'내 어디가 마음에 안 드는 걸까?'
이런 생각을 밤새하고, 가까운 사람이 조금 멀어진 것 같으면 항상 머릿속에 생각이 가득 찬다.
타인은 크게 기억하지도 않는 순간을 나는 며칠이고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서 파해친다. 땅을 파 해치고 파 해치다 보면 물이 나오듯이 항상 안 좋은 순간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 사람의 순간의 표정, 그 사람의 순간의 말투같은 것에 혼자서 밤새 생각하기도 한다.
가끔은 그런 점으로 인해서 사람의 취향을 잘 기억한다던가 그 사람의 말을 잘 기억한다던가 하는 장점도 존재하지만 그런 만큼 스쳤던 말에 집착하기도 한다.
남의 평가에 지나치게 신경쓰는 내가 잘못된 걸까?
남을 함부로 평가하는 그들이 잘못된 걸까?
잘 모르겠다. 그 답을 알았다면 내가 이렇게 되지 않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