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과거에서 허우적거리면서 나오지 못 하지만, 이제 어느 정도 그 심해에서 얕은 물까지 나온 것 같다. 아직까지는 너무 깊고 어두웠던 거기서 나오기 힘들지만, 이제 계 헤엄이라도 하고 있다. 매일같이 유서를 쓰고, 어떻게 하면 한 번에 죽을 수 있을까 고민 하던 바보 같은 행동 이제 그만하고, 나는 이제 내 눈 앞을 볼 거다. 눈앞에 있는 것이 커다란 장벽이어도 운동신경이 없는 데도 한 번 넘어가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 말 있잖아. “라떼는”이제 나도 젊은 꼰대에서 벗어나려고 해. 사실 과거는 지나고 나면 포장이 된다. 지금 내 이순간도 몇 년 후에 본다면 꽤나 좋은 과거일 수도 있다. 나는 사실 정말 제대로 노력해 본 적이 없어. 공부든 노래든 무용이든 그냥 ‘대충 이정도로 하면 노력했다고 해 주겠지?’ 라고 사람들을 바보 취급 했던 것 같다. 남들은 생각보다 더 영리하고, 잘 꿰뚫어 보고 있다.
그래서인지 엄마가 나에게 “뭐 하나 끝까지 제대로 노력해 본 적이 없으니까 이번 기회에 한 번 끝까지 노력해 봐.” 이때 정말 나는 둔기로 머리를 후려맞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노력한 척 한 거 어떻게 알았지?’
‘그래도 나름 상도 타고, 꽤 했던 것 같은 데.’
들킨 것 같아 벗겨진 기분이었다. 노력한 거에 비해 결과 좋았던 게 다들 알고 있던 것이다.
이제부터 정말 어떻게든 회복 하려고 노력을 해야 된다. 그래야 과거를 미화 시킬 수 있으니까. 정말 과거에 뭘 잘 하고 잘 나가는 사람이었던 거는 사람들이 궁금해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저 현재만을 보고 평가 한다.
정말 바보 같은 행동을 했던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물론 남들은 안 좋은 과거를 궁금해 하지, 잘 났던 과거는 궁금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