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서 평온하고 따뜻한 봄이 오길 기다리면서, 계절은 봄이 안 왔으면 좋겠다. 나보다 먼저 피어나면 질투가 나니까. 봄을 싫어 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아. 부러워서. 나보다 먼저 활짝 피는 너가 부럽고, 질투 하니까. 난 아직도 몽우리인데. 먼저 피어나 나를 비웃는 것 같아 보기 싫었다. 그래서 알러지가 있나 보다.
어쩌면 나는 이미 활짝 피어 있었는데 그걸 몰랐나보다. 그때는 좋은 향도 나고, 보기도 좋았을텐데. 그걸 모르고 있다가 지금 땅으로 돌아가고 있나 보다. 땅으로 돌아가면 식물의 양분이 될 거다. 어쩌면 피어있을 때 보다 그때가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처음에는 다들 기대 했을 거다. 어떤 꽃이 피어 날까? 어떤 향이 날까? 피어 났을 때가 있었다면 다들 많이 좋아했기를 바란다. 기대했었는데 기대에 미쳤길 바란다. 여름이 되면 꽃은 지고, 푸릇한 이파리가 피어 난다. 나는 푸른단계인가 보다. 예쁜 건 지나간 게 아니라, 하나의 단계였을 뿐이다.
물이 부족해서, 다들 안 봐줘서 빨리 못 받아서 잠깐 들었을 때 그제서야 다들 관심 집중 했다. 다들 완전히 시 들었을까 봐 제발 조금이라도 살아 났으면 했다. 그러자 다들 물도 주고 영양제도 비싼 영양제를 꽂아서 그런지 금방까진 아니어도 서서히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지금은 영양제를 너무 줘서 이젠 안줘도 될 것 같다.